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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사회과학 > 사회학,사회복지,사회문제
ISBN 9788952112217
초판발행일 2011.09.10
최근발행일 2011.09.10
면수/판형 280(쪽) /
민족의 통일이 그 어떤 이념, 그 어떤 가치에 앞서 21세기 한국 사회, 한국 민족이 지향해야 할 가장 중차대한 목표라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민족통일은 우리 민족 모두가 지향하는 소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우리와 북한 간의 역사적 관계가 무엇이건, 그리고 우리가 처한 국내외 정치 역학의 이해관계 속에서 우리가 현시점에서 취하는 단기적인 대응양상이 무엇이건, 궁극적으로 민족통일은 결코 저버릴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비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0년 분단의 역사, 특히 최근의 상황은 말 그대로 답답할 뿐이다. 이제 우리는 중국과 대만의 사례를 제외한다면 지구상에 남아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등장한 이후, 김대중-노무현 진보정권하에서 유화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처럼 보였던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급선회하고, 금강산 관광객 김왕자 씨 피살사건, 천안함 사태, 3대 권력세습, 그리고 연평도 포격 사태를 거치며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까지 악화되고 말았다. 현시점에서 민족통일이라는 말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과연 적절하며 온당한 일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선제공격, 북한의 체제 붕괴, 흡수 합병이 통일로 나아가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주장까지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남북의 통일은 결단코 평화통일이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그리고 미래에 남한과 북한의 상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건 이 원칙은 포기될 수는 없다. 남북관계가 최악의 경색국면을 맞고 있는 최근 상황이라 해서 이 원칙이 바뀔 수는 없다. 정치학자 문정인 교수의 글을 인용하다.


우리 모두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단일민족국가로서의 통일을 바라지만, 흡수통일이 현실적 대안은 아닌 것 같다.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설령 현 북한 체제가 붕괴한다 해도 주권국가로서의 북한은 존속할 것이다. 집단지도체제, 군부정권, 민주정부든 그 어떤 정치주체가 들어서든 이들과 협상하고, 합의를 구해야 통일이 가능하다. 우리가 북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할 수 없는 것처럼 북도 흡수통일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에 점진적 통일방안이 선호되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중략) 두 개의 주권을 당장 하나로 합치는 법적 통일보다는 교류협력, 신뢰구축, 평화공존의 모색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오가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를 먼저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분단, 전쟁, 그리고 대립과 갈등의 역사를 겪어온 남북한이 협력과 통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숨에 단일민족국가로 통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준거로 삼고 있는 독일 통일도 엄밀히 말해 흡수통일이 아닌 합의 통일이다. (중략)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아예 “전쟁을 두려워하면 통일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하며 최악의 경우 무력통일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1994년 1차 핵 위기 당시 미 국방부는 한반도에 전면전 발생 시 개전 90일 이내에 미군 5,200명, 한국군 49만 명, 그리고 민간인 사상자 수는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리고 미국이 부담해야 할 전쟁비용은 1,000억 달러, 한국과 주변국은 1조 달러의 손실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중략) 여기에 막대한 인명 손실까지 고려하면 아무리 통일의 편익이 크다 해도 이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더구나 전쟁에 따른 지워지지 않은 상흔 때문에 통일 후 사회통합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제 상식과 순리에 따라야 한다. 통일은 우리의 일방적 강요가 아니라 남북 상호합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중한 현실주의 자세로 통일에 앞서 교류협력, 신뢰구축, 그리고 평화공존의 기반을 구축하고 북이 선뜻 합의통일에 나설 수 있는 대내외적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문정인, 2011. 1. 24, 중앙일보 시평, “통일 논의 상식과 순리 따라야.”).

그렇다면 “상식과 순리에 따른” 평화 통일이란 무엇인가? 이는 남한과 북한 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하며 더 나아가, 이질적인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반적인 사회적 구조를 통합하고 재편하는 작업이며 궁극적으로 민족의 하나 됨을 추구하는 것이다(이우승, 2005: 11). 한민족 사회의 모든 성원이 민족으로서의 일체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 남북한 간의 평화로운 하나 됨을 실현하는 것이다. 군사력에 의한 무력통일 내지 경제력에 의한 물질적 지배가 아닌 사회문화적․정신적 통합을 이룩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분단 이후 60여 년 이상 쌓여온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이질성은 이제는 생각만으로도 아득한 장벽이 되어 남한과 북한의 상호작용과 소통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다. 이러한 장벽을 넘어서는 것이 애초에 가능한 일인가? 특히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남과 북이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회문화적 통합 운운하는 주장은 가망 없는 탁상공론 내지 심지어는 비겁한 종북주의적 유화론으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남과 북의 긴장과 대치 양상이 심각할수록 양측의 사회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가일층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를 포함한 연구자들의 판단이다. 남북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정전상황에서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개연성은 상존한다. 이러한 사태는 최대한 방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그 파장 내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상호 신뢰와 동질성의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사회문화적 동질성의 기반이 강화될수록 남북관계의 큰 줄기는 일시적인 관계의 악화, 물리적 충돌의 파장에 의해 흔들리거나 경색됨이 없이 공고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이는 물리적 충돌 내지 도발 기도 자체를 억지하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정치적․군사적으로 남북관계가 급진전 양상을 보이는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과도기의 혼란과 충격 속에서 남과 북이 진정한 통일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양측의 구성원이 마음 깊은 곳에서 얼마나 강하게 서로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으며, 소소한 갈등에 좌우됨이 없이 궁극적으로 하나 되기를 바라는가, 그 신뢰, 관용, 열망의 정도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연구서가 다루는 주제는 남북한 간의 사회문화적 이질성 극복을 위한 방송의 역할이다. 수많은 미디어들이 경쟁하는 미디어 빅뱅시대에 여전히 가장 큰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방송 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남북한 간의 사회문화적 통합 차원에서 방송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방송현장에서 그리고 학계의 논의 속에서 지속되어왔다. 방송을 통한 남북한 사회문화 교류의 증진, 이질화, 분리, 차별, 불평등 상태의 해소, 동질성의 강화는 이미 우리에게 낯익은 구호들이다.
하지만 남북 관계의 현실은 지속적으로 요동치고 또 방송의 미디어적 특성 및 산업적 상황 역시 급변하고 있다. 우선 남북관계는 세습적 권력 이양의 과도기인 향후 몇 년간 매우 불안정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남한과 미국의 대선, 중국 공산당의 리더십 변동,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겹쳐 있다. 이 격변기를 북한은 한층 강한 긴장과 대치로 돌파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방송의 변화 역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 들어 종래의 기술, 산업, 서비스, 정책 등 방송의 제반 측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이른바 다플랫폼 다채널화, 방송통신 융합 상황의 전개는 방송의 기본 개념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제 방송은 거실이라는 한정된 상황에서 고정된 수신기를 통해 제한적 내용을 공동시청하던 미디어를 넘어 개별 시청자가 다양한 수신기를 통해 이동상황을 포함한 다양한 시청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미디어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방송이 지향하는 ‘민족동질성 강화’ 및 ‘통일’이라는 공공적 가치를 우리 방송의 목표로 내세우는 것이 다플랫폼 다채널 상황에서 여전히 유효한 것인가? 설사 명목적으로는 이러한 가치를 인정한다고 한들 급변하는 현재의 방송시장 환경에서 이러한 이념적 가치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약화되거나 아예 실종되어 버릴 것인가? 민족 통일의 그 날까지 통일 지향적 가치를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고히 구현해가고자 한다면 그 실천적 방법론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남북한 간 사회문화적 통합을 위한 방송의 역할을 모색하는 종래의 논의들 속에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여전히 불충분한 상태로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남북한 간 사회통합을 위한 방송의 역할은 상황을 반영하며 지속적으로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 활동 역시 일회성이 아니라 상황 변화를 주시하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크게 7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해외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단국의 사회통합과정 및 이를 위한 방송의 역할을 다룬다. 국가체제 차원에서 완전한 통일을 이룬 독일의 사례와 사회․경제․문화 등의 전면적 교류를 통해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는 중국과 대만의 사례를 통해 분단국의 사회통합과정이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왔고, 이 과정에서 방송이 어떠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했는지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사례분석을 통해 남북한의 통일과 사회통합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방송의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2장은 남북 간에 이루어져온 사회문화교류 그리고 방송교류의 역사를 검토한다. 분단 이후 남한의 역대 정권은 통일정책의 큰 틀 안에서 나름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민족동질성’ 회복 내지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들은 시기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겪어 왔으며 어떤 성과 내지 한계를 드러내 왔는지를 분석함으로써 향후 남북 간의 사회문화교류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3장은 방송법령과 통일이념의 제도화 문제를 논의한다. 우리의 방송이 사회문화적 차원의 민족동질성 강화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그 첫 단계로 우리 사회의 방송이 실현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를 함축하는 방송이념에 이러한 이념적 지향성이 담겨져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념이 실천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이념 없는 실천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우리나라 방송관련법상에 통일 관련 정책이념이 어떻게 구체화되어 있으며, 어떠한 하위조항들이 마련되어 있는지 검토해보고자 한다.
4장은 남북의 사회문화적 통합 차원에서 실질적인 방송편성 현황을 분석한다. 방송사는 편성 행위를 통해 기업으로서의 경영 목표인 이윤 추구, 그리고 미디어로서의 철학과 이념 달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한다. 이 장에서는 우선 북한 및 통일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 관한 기존 연구를 검토한 후, 방송에서 정기 편성하고 있는 통일 관련 정규 프로그램의 현황 및 특징을 고찰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방송 3사의 4개 채널(KBS1, KBS2, MBC, SBS)의 통일 및 북한 관련 프로그램 편성 분석을 통해, 방송의 통일이념 실천을 구체적인 행위 수준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5장은 방송을 통한 남북의 사회문화적 통합과 관련된 주요 관계자의 인식을 분석한다. 실질적인 방송의 통일 이념 실천은 주요 관계자들의 인식에 의해 심대한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남북의 사회문화적 통합과 관련된 방송의 역할,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탐색한 결과를 제시한다.
6장은 변화하는 방송시장 환경 하에서 방송의 통일 이념 실천을 제도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방송환경 변화의 기본 방향 및 이를 추동하는 요인들은 무엇이며, 새로운 방송환경 하에서 방송시청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본 후, 새로운 방송환경 하에서의 통일 이념의 제도화 및 실천방안은 무엇인지를 제안해본다.
7장은 이상의 논의들을 종합 정리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남북한 간의 사회문화적 통합에 기여하는 방송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방안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의 통일학 기초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과제인 󰡔다매체 다채널 시대 방송 기본이념으로서의 ‘통일’ 제도화방안󰡕에 기초하고 있다. 공주대학교의 배진아 교수님,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의 곽정래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박사과정의 채정화 선생, 그리고 서울대학교 박사과정의 이현우 선생이 과제의 수행 및 연구서 집필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었다. 이 분들의 수고 없이는 과제의 수행이며 연구서의 출간이며 애초에 엄두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이 분들의 노고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연구의 수행 및 연구서 집필 작업을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해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박명규 원장님, 그리고 출판실무를 맡아주신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의 여러 관계자 선생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11년 8월
윤석민

저자소개

윤석민

저자작품

목차

제1장 분단국의 사회통합과정과 방송
1. 독일의 사회통합과정과 방송・2
2. 중국과 대만의 사회문화 교류와 언론・21
3. 소결: 논의 및 정책적 제언・28

제2장 남북한 사회문화 교류와 방송
1. 분단 이후 통일정책과 남북한 사회문화 교류・36
2. 분단 이후 통일정책과 남북한 미디어 방송 교류와 협력・61
3. 소결: 논의 및 정책적 제언・70

제3장 방송법령과 통일 이념
1. 방송법의 의의・78
2. 우리나라 방송관계법의 변화와 통일 이념・80
3. 현행 방송법/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서의 통일 이념・100
4. 소결: 논의 및 정책적 제언・107

제4장 방송편성에서의 통일 이념의 실천
1. 북한․통일 관련 프로그램에 관한 기존 연구・112
2. 북한․통일 관련 정규 프로그램의 특징・116
3. 북한․통일 관련 프로그램의 편성・120
4. 소결: 논의 및 정책적 제언・139

제5장 방송의 통일 이념 실천에 대한 주요 관계자의 인식
1. 방송의 통일 이념 실천에 관한 기존 연구・150
2. 방송 주요 관계자들의 인식 연구: 심층 면접・157
3. 방송 주요 관계자의 통일 이념 실천 과정 및 양태・159
4. 소결: 논의 및 정책적 제언・178

제6장 방송환경의 변화와 통일 이념 구현 방안
1. 방송환경의 변화 방향 및 이를 추동하는 요인들・185
2. 새로운 방송환경 하에서의 방송시청・201
3. 새로운 방송환경 하에서의 통일 이념 실천방안・208
4. 소결: 논의 및 정책적 제언・225

제7장 요약 및 정책제언
1. 연구의 요약・229
2. 연구의 결론 및 정책 제언・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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